[이코노믹데일리] 소비와 투자가 모두 부진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완화세까지 주춤하며 올해 안에 경기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며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1일 3분기(7~9월)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예측한 1.4~1.5%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2011년과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인 2020~2021년을 빼고 가장 저조하다.
수요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2.1% 증가에 그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2.3%, 0.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며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소비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3%다. 그러나 여름 폭염과 장마, 국제유가 상승이 변수로 지목됐다.
한경연은 내수 침체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설비투자가 뒷걸음질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사가 차질을 빚으며 건설투자도 역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건설투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악재다.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했지만 그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점도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경제가 회복하려면 수출이 살아나야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지며 수출 증가율은 0.1%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중국의 경기 반등 무산 영향이 주요국으로 퍼진다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금융 부문 불안도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경기불황과 고금리가 지속하며 대출 연체율 급등과 이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며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못한 충격이 경제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