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4일 경제인과 정치인,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일반 형사범 등에 대해 오는 15일자로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도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이날 "주요 경제인을 사면함으로써 당면 최우선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주는데 목적이 있다"며 "이번 사면을 통해 사회를 통합하고 국력을 집중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중근 창업주는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20년 8월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하다 이듬해 광복절에 가석방됐다. 형기는 만료됐지만 특별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 복권으로 경영 복귀가 가능해졌다.
박찬구 명예회장은 130억여원의 배임 혐의로 2018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되면서 그동안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맡아왔으나 이번 특사에 형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호진 전 회장은 앞서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구속됐다. 징역 3년을 확정받아 지난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으나 대부분의 형기를 병보석으로 보내는 탓에 '황제보석'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주요 경제인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선정된 기업 총수들 대부분이 고령인 점과 경영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경영 복귀와 함께 경영권 승계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경제인들을 경영 현장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며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번 사면·복권 조치는 어려움에 부닥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높이고 나아가 미래를 대비해 기업인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경제계는 국가경제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 조정수석,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인사들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