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코로나부터 잼버리까지, 국난 때마다 대기업 연수원 '활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3-08-09 18:55:21

삼성·현대차 등 잼버리 참가자에 숙소 제공

코로나 땐 치료센터로 활용…"당연한 책무"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러닝센터에 입소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사진LG전자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러닝센터에 입소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사진=LG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가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인 채 태풍 카눈 상륙까지 겹치며 우여곡절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이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한 참가자를 위해 연수원을 선뜻 내놓으면서 오점만 남긴 채 끝날 뻔한 국제 행사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기업 연수원은 이번 잼버리뿐 아니라 과거 코로나19 확산 초기 생활치료센터로도 활용된 사례가 있어 정부·지자체의 행정력이 부족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등 그룹은 전날(8일)부터 계열사 연수원에 잼버리 퇴영 참가자를 받기 시작했다. 숙식 제공은 물론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통역사로 배치하거나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경기 용인시 삼성생명 휴먼센터와 고양시 삼성화재글로벌센터 등 연수원 3곳을 잼버리 참가자 숙소로 내놨다. 이곳에는 브라질과 몰디브, 모로코에서 입국한 스카우트 대원 900여명이 머무른다. 삼성전자는 평택 또는 화성에 있는 반도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스카우트 대원 1000명을 연수원 4곳에 나눠 맞았다. 용인 현대차 마북캠퍼스, 기아 비전스퀘어, 오산 기아 교육센터, 안양 현대엔지니어링 블루몬테에는 네덜란드, 홍콩, 필리핀을 포함한 6개국 대원들이 지낸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다수 발생하자 기업 중에는 가장 먼저 생수와 물품을 지원했다.

SK그룹은 인천 무의연수원을 숙소로 제공하는 한편 SK하이닉스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서 하루 1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공장 견학을 진행한다.

LG그룹은 LG전자가 보유한 평택 LG디지털파크 러닝센터를 열었다. LG전자는 잼버리 참가자의 종교·문화 다양성을 고려해 비건식과 할랄푸드를 식단에 포함하고 이슬람교 기도실까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직원 자원봉사단을 급파했다.

포스코그룹과 롯데그룹도 잼버리 숙소 지원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인천 송도 포스코 글로벌R&D센터 레지던스홀을 이탈리아 대원 160여명에 제공하고 롯데그룹은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멕시코 대표단 400명에 개방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막 시작된 2020년 초에도 연수원을 흔쾌히 내놨다. 국가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 기업이 위기 극복에 나서는 건 당연한 책무라는 판단에서다. 당시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2020년 2월)과 2차 유행(같은 해 8월)으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경북 영덕 삼성인력개발원, 용인 SK아카데미, 현대차 경주연수원, 이천 LG인화원 등 수십곳이 생활치료센터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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