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베이징거래소에 중국 남서부 충칭 공장 토지사용권과 장비, 기타 시설을 36억8000만 위안(약 6744억원)에 내놨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중국법인과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 16일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과 인도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 체결을 성사시키는 등 새로운 생산라인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법인과 인도법인이 상반된 분위기에 놓인 데에는 인도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중국에서 거뒀던 전성기 실적 재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14억 인구가 보장된 인도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는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중국 진출하고 11년 뒤인 2013년에는 연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고 2016년에는 판매량 180만대를 기록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판매량이 78만대까지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비야디(BYD) 등 중국 현지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작년에는 판매 대수가 25만대까지 줄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공장 매각과 판매 차종 감축 등 재편 작업에 돌입했다. 이와 동시에 최근 현대차·기아 입지가 확대되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탈레가온 공장이 있는 타밀나두주(州)와 함께 올해부터 10년간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고속 충전기 설치 등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 설비 마련을 위해 2000억 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인도에서 사상 최대인 80만7067대를 판매했다. 올해에도 1~7월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50만2821대를 판매했다. 올해 전체 판매 목표도 지난해보다 8.2% 늘어난 87만3000대로 설정했다.
현대차·기아의 인도 합산 시장 점유율은 약 21%로 일본계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인도 현지 생산도 올해 7월까지 누적 63만23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도장라인 신설과 추가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77만대에서 82만4000대로 늘린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최근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의 설비를 개선해 기존 연간 13만대 생산능력을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첫 생산차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선정했다. 인도의 경우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폭이 좁아 소형 SUV 인기가 높다. 베뉴는 인도에서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11만8587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