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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3Q 희비 갈린 하이트진로·롯데칠성, '맥주 2위' 패권 경쟁 뜨겁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11-20 19:05:17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맥주 신제품 크러시 하이트진로 맥주 제품 켈리 사진각 사
(왼쪽부터) 롯데칠성음료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크러시', 하이트진로 맥주 제품 '켈리'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맥주 점유율 2위를 향한 패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반면, 하이트진로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1일 맥주 신제품 ‘크러시’ 출시를 앞두며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와 ‘테라’의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인해 비용면에서 출혈이 발생했지만, 점유율 2위를 지키기 위한 방어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43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543억원으로 0.4% 줄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했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건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쓰이는 ‘판매비’와 ‘판관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1~3분기까지 총 7423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6414억원보다 1008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이트진로가 판관비를 대폭 올린 이유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제품 ‘켈리’ 때문이다. 켈리의 안정적인 맥주 시장 진입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자사 맥주 ‘테라’와의 듀얼 브랜드 전략도 펼쳤다.
 
이 때문에 테라와 켈리의 판매량은 무난했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맥주 매출은 2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 그러나 해당 기간 소주(참이슬)가 롯데주류 ‘새로’ 등에 자리를 빼앗겨 매출액이 4.1% 줄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이라며 “최근 불경기에 따른 주류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올랐다. 순이익은 678억원으로 45.2% 늘었다.
 
주류 부문의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11억원,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110.2%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소주와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Ready to Drink)가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소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증가한 840억원이다. 하이볼 인기에 힘입어 RTD 매출도 98.4% 급증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소주 카테고리 매출이 27.9% 늘었으며, 청주 카테고리 매출 역시 10.7% 증가했다. RTD 매출도 62.9% 성장했다. 소주 매출 증가에는 무설탕 소주 ‘새로’ 안착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새로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92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맥주 카테고리 매출은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감소했다. ‘클라우드’의 부진으로 실적이 하향세를 띠었다. 롯데칠성음료는 4분기 신제품 출시로 맥주 부문의 반응을 꾀한다는 게획이다.
 
먼저 오는 21일에는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선보인다. 지난 2020년 ‘클라우드생드라프트’를 출시한 지 약 3년 만이다. 크러시는 페일 라거 타입의 라거 맥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 500mL 병 제품과 20L 생맥주를 먼저 선보인다.
 
하이트진로의 켈리를 잡겠다는 목표를 설정, 인기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멤버인 카리나를 광고 모델로 확정했다. 이미 서울 강남과 강북 등 주요 상권의 점포들에 포스터를 걸고 신제품 판촉에 나섰으며, 대대적인 마케팅도 펼칠 예정이다.
 
술집과 음식점 등에 먼저 유통한 뒤 가정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00% 국산 원재료로 만든 에일 맥주도 공개할 계획까지 내놨다. 관건은 이 같은 신제품 출시가 롯데칠성의 지지부진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다.
 
닐슨IQ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의 카스가 42.7%로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약 21% 점유율을 차지한 하이트진로(테라 12.8%, 켈리 8.1%)가 추격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 롯데칠성의 클라우드는 점유율이 대략 5%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3위지만 1·2위와의 격차는 크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점유율 상승세 가속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켈리가 맥주 시장에 안착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이 맥주의 비수기라는 점은 흥행의 변수다. 대개 여름을 앞둔 봄쯤 신제품 출시를 위한 홍보 활동이 활발한 편”이라며 “현재로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이같은 도전이 무리수일지 승부수일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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