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이스라엘 중부 키르얏 갓 지역에 차세대 공정 반도체 생산 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와 투자 약정을 맺었다. 이번 투자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FDI)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텔 총 투자의 12.8%에 해당하는 32억 달러(4조12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이스라엘 공급업체로부터 600억 셰켈(21조4100억원) 상당의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수천명의 현지 직원도 고용할 예정이다.
신규 공장에는 인텔의 포스트 18A 미세 공정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포스트 18A 공정’은 인텔이 추진하는 1.8나노(㎚·10억분의 1m)급 초미세 공정보다 미세한 공정을 의미한다. 파운드리 업계 선발주자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3나노 제품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2나노 이하 공정을 준비 중이다.
인텔은 이스라엘과 인연이 깊다. 이번 공장은 인텔이 이스라엘에 짓는 세 번째 파운드리 생산 시설이다. 지난 1974년 이스라엘에 진출한 인텔은 이곳을 중동 생산기지로 삼고 지금까지 500억 달러(65조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업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데도 이스라엘에 최첨단 생산기지를 신설하는 이유로 '안보적 신뢰'를 꼽는다. 인텔이 이스라엘을 장기적 안보에 문제가 없는 지역으로 판단한다는 이야기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절대악과 전쟁 중인 시점에 인텔이 전례 없이 큰 규모의 투자를 승인한 것은 이스라엘 경제를 신뢰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인텔은 세계 각지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폴란드 등 유럽과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인 투자와 더불어 보다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육성하는 데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이러한 인텔의 대규모 투자는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2018년 파운드리 시장에서 철수했기에 수율 개선이나 기술력 확보에는 시간 걸릴 것"이라면서도 "미국, 이스라엘 등 각 국 보조금에 힘입어 삼성이 보유한 2위 자리를 흔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