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대기업 유통가 수장들이 지난해를 돌아보고 신년사에 반성의 문구를 담으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최근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시대’로 인한 경기 침체 위기 속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신세계·현대·CJ 수장들은 글로벌 저성장 등 불확실성 속에서 혁신을 통해 성장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업무 방식 변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재도약을 위한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 사업 구조의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은 생성형 AI 등 미래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미 확보된 그룹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AI 전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원 래스 클릭(ONE LESS CLICK)’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사소해 보이는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 마음을 흔들고 소비 패턴을 바꾸는 태풍을 불러올 수 있다”며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으로 한층 더 깊이 들어가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는 생각해 보지 않은 것까지 시야에 넣고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관행처럼 진행되던 비효율을 걷어내고 고객 가치 실현에 투자해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며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를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성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계열사별로 처해있는 사업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라”고 강조했다.
CJ그룹도 핵심 가치인 ‘온리 원’ 정신을 회복해 쿠팡 등 새로운 경쟁자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CJ그룹이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넷플릭스, 쿠팡 등 새로운 혁신적인 경쟁자가 등장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후발주자들이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 최고가 되겠다는 절실함,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면서 “올해는 우리 그룹의 핵심가치인 온리원 정신을 재건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수익성 극대화 및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목표 실행, 그룹의 퀀텀점프 플랜 수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런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면서 최고 인재를 양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책임을 지는 문화를 확산시키며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