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 분야 강자인 혼다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지난해 하반기 '올 뉴 CR-V 하이브리드'와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각각 출시한 혼다코리아는 검증된 기술력으로 판매량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디젤·가솔린 등 내연기관차는 52.4%(14만1986대), 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BEV 등 친환경차 비율은 47.6%(12만9048대)로 나타났다. 이보다 5년 앞선 2019년만 해도 두 차종 간 비율은 각각 89.7%(21만4688대)와 12.3%(3만92대)로 내연기관차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친환경차 성장세를 이끈 주역은 HEV다. HEV는 엔진을 동력원으로 하되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붙여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줄인 차다. 이 차종은 2019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9.3%(2만2844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33.83%(9만1680대)로 늘어났다. 8.3%(2만2354대)를 차지한 디젤차를 일찌감치 따돌리고 가솔린차(44.1%, 11만9632대)를 뒤쫓았다.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가 주동력원, 엔진이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타 차량과 다르다. 모터 역시 바퀴를 굴리는 구동용과 전기장치에서 쓸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용을 각각 구성했다. 이러한 구조는 엔진 사용을 최소화해 연비를 높이고 BEV에 버금가는 초반 가속 성능을 낸다는 설명이다. 혼다코리아는 "모터가 주인공이고 엔진은 보조"라며 "(이러한) 2모터 시스템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연료 소모 효율이 좋으면서 힘까지 갖췄다는 의미로 '파워풀 하이브리드'라고도 불린다. 정식 명칭은 'i-MMD'다. 이 시스템은 최신 4세대에 접어들며 출력과 토크(구동력)가 개선됐다. 4세대 i-MMD는 모터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f·m를 내고 2리터(ℓ) 엣킨슨 싸이클 엔진이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f·m를 발휘한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전보다 크기가 24%, 무게는 12% 각각 줄어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경량화에 따른 이점도 더했다. 여기에 고출력 경량·소형 파워제어유닛(PCU)을 탑재해 소음은 낮추고 발열을 효율적으로 잡아준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는 연비로 탄다'는 기존 인식을 선입견으로 만들 만큼 빠른 가속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갖췄다. 터보차저(과급기)로 성능을 끌어올린 여느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뿐더러 터보 차량에서 느껴지는 초반 가속 지연 현상(일명 터보랙)이 없다.
CR-V 하이브리드는 공간 활용성과 연비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불리한 요소(연비)를 보완하면서도 배터리로 인해 희생되는 공간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이 차량의 전륜구동(2WD) 기준 복합 연비는 15.1㎞/ℓ에 이른다. 적재 용량은 2열 좌석을 펼쳤을 때 1113ℓ나 된다. 골프백 4개는 거뜬히 들어가는 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