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서류 접수를 진행 중이다. 기업금융, 개인금융, 지역인재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약 180명을 채용한다. 오는 13일까지 서류를 받고 5월 중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부터 공채를 진행 중인 하나은행은 신입 행원과 보훈특별채용을 합해 약 150명을 뽑는다. 일반, 디지털·ICT, 지역인재, 디자인 크리에이터 등 4개 부문으로 오는 11일까지 서류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채용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줄었다. 두 은행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25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각각 70명, 100명가량 축소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아직 상반기 신입 공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달 중으로 채용 인원을 정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역시나 전년 대비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먼저 올해 상반기 채용을 끝낸 NH농협은행은 그 규모가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일반·IT분야로 나눠 총 530명의 신입 채용을 진행했는데, 이는 전년(480명)보다 50명 늘어난 수치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규모를 확대했단 입장이다.
올해 은행들의 채용 규모가 위축된 데는 연말·연초 희망퇴직자가 줄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은 통상 퇴직 인원수를 고려해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데, 희망퇴직자가 감소함에 따라 신입 채용 수도 줄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떠난 은행원은 1868명으로 전년(2222명)과 비교해 약 16%(354명)가량 줄었다. 고금리 상황에 이자 장사를 한다는 이른바 돈 잔치 비판이 일자 희망퇴직 조건을 낮췄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 고금리로 국민들 고통이 크다"면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후로도 은행권에 대한 질책을 이어가자 은행들은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등을 줄였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349명)보다 소폭 늘어난 362명이 희망퇴직 했고, 나머지 은행은 모두 퇴직자 수가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674명이 떠나면서 전년(713명)보다 39명 줄었다. 신한은행은 전년(388명) 대비 154명 줄어든 234명이 퇴직했고, 하나은행은 226명이 떠나면서 지난해 상반기(279명)보다 53명 감소했다. 농협은행도 372명이 퇴직하며 전년 동기(493명) 대비 121명이 줄어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많지 않았다 보니 신입 행원을 뽑는 여력도 줄었을 것"이라며 "다만 은행 상황에 따라 채용 인원을 산정하고 있는 만큼 수시 채용을 포함한 연간 (채용) 규모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무 디지털화로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대되면서 은행권 점포 수가 줄고 있는 점도 신규 채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931개로 전년 대비(4010개) 2% 감소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모바일뱅킹 이용률(최근 6개월 내 은행 거래 시 이용한 방법)은 전년(82.1%) 대비 6%포인트 상승한 88.1%에 달하는 반면 영업점 이용률은 전년(37.9%)과 비교해 6.2%포인트 떨어진 31.7%에 그쳤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수시 채용으로 올해 상반기 260명 이상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100명 선발을 목표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임직원 수는 △2021년 895명 △2022년 1255명 △2023년 1560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약 80명의 인원을 채용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상반기와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77명, 78명을 뽑았다. 토스뱅크는 2022년 상반기(89명)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상반기(75명)보다 늘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