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이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협회장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과제가 고령화·저출생 문제"라며 "임신·출산과 관련된 보험의 경우 업계도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보험 상품이 출시되면 부작용이 생기지 않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임신·출산 관련 비급여와 급여가 있으면 급여 부분에서 보장되는 것으로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실손보험 표준 약관상 임신·출산 관련 질환은 별도 상품에 추가 가입하지 않는 한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불가능하다. 협회는 임신·출산 관련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급여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신규 보장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손해보험산업의 보장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유례없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 변화를 맞았다"며 "이와 함께 경제 전반의 저성장 우려 및 글로벌 경기 불안 지속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혁신 기술의 발전 등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과 시장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손보협회는 새로운 경제·산업 환경에 대비할 △인구구조 변화 대응 △디지털 혁신 △지속 가능 보장 체계 구축 △소비자 중심 서비스 확립 등 4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령층의 의료보장 공백 해소와 저출생 등 사회 변화 대응을 위해 보험상품을 강화하고 서비스 개선에 나선다. 고령자를 위한 유병력자 실손보험 개편을 추진하고 청년·어린이 친화 서비스·상품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데이터(의료·비금융데이터 등) 활용 및 고도화된 보험상품·서비스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특히 생산성 향상 및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보험 가입부터 심사, 보험금 청구 등 전 과정에 AI·디지털 사용을 활성화한다.
아울러 산업기술 발전에 따른 이머징 리스크(Emerging Risk)에 대비한 위험 보장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신규 보험 상품을 적극 출시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보험 소비자 정보 접근성 확대를 위해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 시행 등을 지원한다. '비급여 보험금 조회시스템' 구축 지원을 비롯해 소비자 안내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우리 사회가 다중적 환경 변화에 직면함에 따라 사적 사회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하는 손해보험의 책임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현재의 위기를 발판 삼아 손해보험 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실손보험 관련 손해율 악화와 보험금 인상 등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조만간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출범하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모아 실손이 좋은 제도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진행에 차질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이 10월 25일에 정상 시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논의는 원만하게 진행 중이고 조만간 실손보험 청구 전산 시스템 구축 업체도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생명·손해보험업계가 모두 검토 중인 요양 실손보험 관련 "손보업계뿐 아니라 생보업계도 요양 실손보험 취급에 대해 당국에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요양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이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보험금 누수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긴밀히 협의해 부작용이 없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병력자 실손보험료의 자기부담금 비율이 일반 실손보험보다 높아 고객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단 지적에는 "일반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이 20%인 반면 유병력자 실손보험 자기부담금은 30%라 부담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입률을 높이고 소비자 편의 제고를 위해 기존 18개의 가입심사 항목을 6개로 줄이는 등 상품 개편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당국과도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