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백년 전쟁 치른 영불(英佛) 사이 아니랄까 봐 19세기 프랑스의 소묘 작가 아메데 샤를 앙리 드 노에 백작은 산업혁명 이후 오염된 강물로 악명 높았던 영국 런던 탬스강을 ‘디스’하는 ‘탬스강의 냄새’란 제목의 소묘에 코를 부여잡은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1950년이 넘어서야 런던에 하수관망이 설치되고 정화사업이 본격화돼 마실 물 수준으로 맑아졌다. 그 탬스강이 2024년 다시 ‘똥물’로 돌아왔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남자 조정 경기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가운데 선수들에게 '템스강에 들어가지 마라’는 지침이 전달됐다. 템스강에서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리버액션’이 올해 초부터 3월 26일까지 탬스강 수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물 100㎖당 평균 2869개의 대장균 집락형성단위(CFU)가 검출됐다. 영국 환경청의 수질 기준은 100㎖당 1000CFU 미만이어야 한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조정 경기에서 우승한 팀은 템스강에 뛰어드는 것이 전통이지만 올해는 입수가 금지됐다. 주최 측은 선수들에게 상처를 가리고, 신발을 착용할 것을 권장했고 경기 중 튀는 물은 삼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올해 경기에 참여한 옥스퍼드대 조정팀 레니 젠킨스는 “경기 시작 전 미리 구토했다”며 “물에 똥이 적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인근 뉴버리시에 사는 한 주민은 BBC와 인터뷰에서 "21세기가 아닌 18세기에 살고있는 것 같다”며 "9살 딸이 변기 물을 내리면 다른 집 오물이 넘친다”고 전했다.
이번 똥물 사태는 수도회사들이 미처리 하수를 대량으로 방출하며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을 주민은 “템스워터는 해결책을 찾을 의지가 없다”며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를 비난했다. 템스워터를 비롯한 수도회사들은 마가렛 대처 총리 집권 시절인 지난 1989년 민영화된 후 끊임없는 잡음에 시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