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Lippo Group)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한다.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의 중형 은행이다.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고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 주력 상품이다. 강한 지점 영업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도 우수한 자본 건전성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분투자 절차는 양사의 계약서 체결 및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투자로 인도네시아에서 생명·손해보험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나선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7월 개최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회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으로 국내 보험사의 해외은행 인수 허용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사가 해외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한화생명은 자사가 지닌 디지털 역량에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초반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 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시킬 계획"이라며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하고 모바일 기반 영업 환경을 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채널을 활용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 상품과 지난해 3월 지분을 매입한 리포손해보험의 손해보험 상품 판매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노부은행 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향후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장 확장 전략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금융시장 성장 잠재력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명으로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다. 지난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3%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