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 총 대수가 313만9000대라고 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4% 증가한 수준이지만 직전 연도 대비 성장률(2023년 40%)은 절반으로 줄었다.
전기차 제조사별 판매 대수는 2위 테슬라(41만3000대)와 4위 폭스바겐그룹(20만8000대)을 제외하면 상위 5개 회사 중 3곳이 중국 업체였다. 중국 BYD가 58만대로 점유율 18.5%를 기록해 1위를 유지했고 지리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SAIC)는 각각 24만7000대, 18만3000대로 3·5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는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차종과 하위 브랜드를 내세워 경쟁사를 앞섰다. 그 중에서도 지리차는 산하 브랜드 볼보의 신형 전기차 EX30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갤럭시, 지커, 링크앤코 등 브랜드가 출시되며 중급과 고급형 시장을 노려 6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 Y를 제외하고 다른 모델 판매량이 감소하며 1년 전보다 2.4% 역성장했다. 미국 프리몬트 공장 모델 3 하이랜드 생산 차질과 홍해 이슈로 인한 인도 지연,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공장 폐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10위권 업체 중 전기차 판매 실적이 감소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 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분기 12만2000대를 인도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1000대 가량 줄어든 12만1000대에 그쳤다. SNE리서치는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6, EV6 판매가 부진한 결과로 분석했다. 다만 코나 일렉트릭과 EV9, 스포티지와 투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176만5000대가 인도된 중국이 점유율 56.2%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SNE리서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형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다양한 차종이 잇따라 출시되며 선택 폭이 넓어진 덕분이라고 봤다. 유럽은 73만1000대(23.3%)로 2위, 북미는 40만4000대(12.9%)로 3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2021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보인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수요 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이 같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