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여성의 임신과 육아 등에 특화된 상품 개발·출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경제력 강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더불어 저출산 문제까지 극복할 전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한화손해보험이 지난해 3월 나채범 대표 취임 이후 '여성 전문 보험사'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점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화손보는 올해 1분기 1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등 장기보장성 상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도 1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앞서 나 대표는 보험사들 가운데 여성 특화 보험 개발에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6월 '라이프플러스 펨테크 연구소'를 설립하고 7월에는 업계 최초로 여성 특화 통합 진단비를 갖춘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 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출시 8개월 만인 올해 2월 신계약 매출 기준 1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지난 1월 기존 상품 보장을 강화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 운전자보험 무배당'과 '레이디 헬스케어 서비스'도 내놨다. 오는 하반기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도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타 보험사들도 여성 질병·질환 보장을 더 강화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 3일 '무배당 흥Good 모두 담은 여성MZ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모녀가입 할인' 제공이 가장 큰 특징으로, 5세 이상 딸을 둔 50세 이하 엄마라면 월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딸도 같이 가입하면 아이의 보험료는 3% 할인된다.
여성 특화에 방점을 둔 만큼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 특정 암 진단을 받을 경우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전부 돌려받는다.
NH농협생명은 지난 8일 여성 전용 신상품 '핑크케어NH건강보험(무배당)'을 출시했다. 유방, 갑상선, 생식기 등에 특화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부터 치료까지 보장한다.
주계약 가입금액 2000만원 가입 시 여성 주요 암인 초기 이외 유방암과 여성생식기암 진단 시 각각 최대 1억원을 지급한다. 암 이외에도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 후 치료 시 치료급여금을, 특정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 시에는 진단자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펨테크 시장 성장세에 따라 여성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보험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펨테크란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 건강을 위한 임신·육아 등에 특화된 디지털 서비스나 상품을 의미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펨테크애널리틱스'는 오는 2030년까지 펨테크 시장 규모가 973억 달러(한화 약 12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보험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여성을 위한 건강 관리 산업은 높은 시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여성이 남성 대비 평균 수명이 길고 임신·출산뿐만 아니라 예방 목적의 건강관리에도 적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