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르면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0%로 올릴 계획이라고 13일 전했다.
미 정부가 단번에 관세를 네 배나 인상한 이유를 두고 언론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함이라 판단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에서 나온 가장 저렴한 모델의 가격은 1만2000달러(약 1640만원)다. 미국 테슬라의 최저가 모델 가격인 3만8990달러(약 5340만원)와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배터리업계는 미 정부의 조치를 앞두고 일단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직접 경쟁을 피한 만큼 다행이란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많이 팔리고 있진 않지만 직접 경쟁을 피하고 중국과 무역 장벽이 세워진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 효과가 크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지난 1분기 미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한 중국 업체는 지리차 한 곳으로 총 판매량은 2217대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관세율 인상으로 배터리업계가 누릴 반사이익은 거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반대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될 수록 배터리업계는 껄끄러운 상황을 직면할 수 있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필수 소재인데 중국이 90% 이상 독점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제조하는 배터리에도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다.
미국은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으려면 중국산 흑연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현실적 이유로 2026년까지 적용이 연기된 상황이다. 배터리업계에선 소재 확보의 어려움을 감안해 최대한 적용 시점이 연장되길 원하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연장 논의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이 기술 자립화를 불러와 국내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 자립하는 데 성공했다"며 "중국을 견제할수록 내부적으로 기술력이 고도화되며 우리가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범위와 물량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