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가스전 시추에 필요한 착수비 성격의 재원 120억원을 확보했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대왕고래’를 포함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중 한 곳을 골라 첫 탐사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16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약 120억원을 마련해 둔 상태다.
이 가운데 약 60억원은 정부가 올해 석유공사에 출자한 481억원 중 일부를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나머지 약 60억원은 석유공사의 자체 자금을 활용한다. 석유공사는 과거 대규모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실패의 여파로 여전히 자본 잠식 상태지만, 꾸준히 재무 개선을 통해 최근 2년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자금 운용 여건이 다소 개선된 상태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4개월간 1000억원가량을 투입해 7개의 유망구조 중 1곳에서 탐사 시추를 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시추선 임대 등 다수의 관련 용역 계약을 맺은 상태다.
당장 올해 들어갈 자금은 착수비 성격의 약 120억원이다. 나머지 9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은 첫 탐사 시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에 지급될 예정이어서 내년도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정부는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추공 1개에 약 1000억원씩, 5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내년부터 석유공사 지원을 위해 정부 출자와 더불어 성공불융자로 불리는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제도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성공불융자'란 해외자원개발 등 위험이 큰 사업을 하는 기업에 정부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을 면제해주고,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특별 부담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정부 지원 필요성이 커진 만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공기업인 석유공사에 성공불융자를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야당의 협조다. 내년도 예산 확보 등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수다. 하지만 야당은 진상 규명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 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왕고래는 동해 심해 유력 가스전 후보지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다. 정부는 물리 탐사 과정을 거친 뒤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가스 및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예상되는 매장 자원은 가스 75%, 석유 2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