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야놀자와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쿠팡의 성공적인 상장 사례를 따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성장 둔화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야놀자는 이르면 다음 달 중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70억~90억 달러(약 9조5천800억~12조3천200억 원)로 평가했다. 네이버웹툰도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격은 주당 18~21달러(약 2만5천~2만9천 원)로 총 1천500만 주를 공모해 최대 3억1천500만 달러(약 4천368억 원)를 조달할 전망이다. 상장이 완료되면 종목코드는 WTBN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 11일 나스닥에 상장하여 성공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81.4% 오른 63.5달러(약 8만8천 원)로 결정됐다. 그러나 현재 쿠팡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41.7% 하락한 20.39달러(약 2만8천 원)로 거래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천94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9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22%로 낮아진 상태다. 야놀자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에 대해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 지난해 매출은 8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5% 감소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웹툰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상장이 네이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국내 플랫폼 기업들, 미국 상장 검토
쿠팡의 성공 이후 야놀자와 네이버웹툰 외에도 당근, 컬리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성장성만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어려워지면서 미국 상장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큐텐, 로제AI 등도 연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상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유다. 쿠팡은 상장 당시 PSR(주가매출비율) 3.7배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수익성 증가 추이 등을 중시하여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많은 국내 벤처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국내와 달리 적자기업의 상장에 반감을 갖지 않는다. 최근 미국 초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상장이 흥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레딧은 지난해 9080만 달러(약 120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상장 당일 주가가 48% 급등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블랙록이 코너스톤 투자자로 5000만 달러(약 690억 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도 상장 이후 국내외 헤지펀드들이 보유 비중을 늘렸다.
◆ 미국 상장의 난관과 기대
미국 상장을 목표로 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이 실제로 매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스토리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1위라는 지배적 사업자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다. 그러나 단순히 미국 상장을 통해 높은 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야놀자는 기업가치로 10~12조 원 수준을 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8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피어그룹인 에어비앤비의 PSR(지난해 기준 8.9배)을 적용하면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6조8200억 원 수준이다.
네이버웹툰은 엔데믹 이후 콘텐츠 수요가 하락하면서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지난해 순손실 482억 원을 기록했으며, 유력한 피어그룹인 중국 웨원그룹의 시가총액도 감소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증권신고서에 "과거의 성장률이 미래 성과를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상장이 증가하면서 한국거래소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상장 이후 거래소의 상장유치 활동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 예비 발행사들도 코스피 시장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