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홍콩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2%(682억원) 감소한 1조340억원으로 집계됐다. 홍콩ELS 충당부채 1799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환산손실 813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음에도 기대치를 상회했다.
하나금융의 핵심 이익은 이자이익(2조2206억원)과 수수료이익(5128억원)을 합한 2조7334억원으로 전년보다 4.3%(1132억원) 증가했다.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수익구조 및 채널 다각화에 나선 함 회장의 노하우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1980년 현재 하나은행의 전신인 서울은행에 입행해 일반 행원 출신으로 2015년 은행장을 거쳐 2022년 그룹 회장직까지 오른 함 회장은 현장 영업에 강한 '영업통'으로 불린다.
입행 후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이 될 때까지 주로 은행 영업 현장에 몸담았는데, 이를 발판으로 회장이 되고 나서도 직접 지방 중견기업 대표들을 만나 영업을 펼치면서 하나은행의 자산을 늘려왔다. 실제 2022년과 지난해 하나은행은 급격히 성장하며 시중은행 1위를 차지했다.
앞서 함 회장은 2022년 당시 첫 정기인사에서 은행·증권·카드 등 주요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현장경영 중심의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하나은행에 외환은행 출신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 하나증권에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하나카드에 이호성 하나은행 영업그룹 총괄부행장을 앉혔다. 이들 모두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알려진 만큼 전진 배치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3대 조직 전략으로는 △디지털금융 혁신 △글로벌 위상 제고 △본업 경쟁력(영업) 강화를 내세우고 기존 1명이던 부회장도 조직별로 3명까지 확대했다.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대체로 개선되는 성과를 보였다. 향후 수익 포트폴리오 비중도 고르게 맞출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 30% 달성 목표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해외 부동산 손실 등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278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하나증권은 이번 1분기 8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대표적인 해외 특화 카드 '트래블로그' 흥행에 성공한 하나카드는 국내외 취급액과 수수료이익이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53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65% 성장한 그룹 실적 기여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