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첫날 10% 가까이 급등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에서 'WBTN' 종목 코드로 첫 거래를 시작하여 공모가보다 9.5% 높은 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첫날 거래 개시 직후 14%까지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앞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희망 범위 상단인 21달러에 공모가를 결정했으며, 상장 후 기업 가치는 약 29억2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보통주 1500만 주를 발행하여 약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전망이다.
상장 기념 타종행사에는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참석했다. 상장 완료 후에도 네이버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지분 63.4%를 보유하여 지배주주로서 이사 선임 권한을 유지하게 된다.
네이버웹툰은 2000년대 초반 세로 스크롤 디지털 만화라는 형식으로 한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 등이 다수 제작되면서 지적재산(IP) 가치도 주목받았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웹툰 산업을 초창기부터 이끌어 온 선발주자이자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15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 중이며,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약 1억 7천만 명에 달한다.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지적재산(IP) 2차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웹툰 IP를 영상화해 수출하는 사업과 핵심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상장 자금으로는 약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 원)가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적자 행진을 끊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1억 4,480만 달러(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는 3억 6,33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여부는 불확실하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영업,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콘텐츠 현지화, 핵심 IP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한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K웹툰' IP가 영화·드라마·게임 제작의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이 K웹툰 IP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웹소설-웹툰-영화-드라마 간 밸류 체인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웹툰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웹툰 산업 성장세가 코로나19 시기와 비교하면 둔화하는 양상이며, 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웹툰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단숨에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경영진과 직원 간 보상 차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김준구 대표가 상장을 이끈 공로로 받은 약 900억 원 상당의 보상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현재 공시 외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네이버웹툰이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수익성 모델 구축과 내부 결속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