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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김병환 투톱 등장에…입지 좁아지는 이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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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미 기자
2024-07-11 06:00:00

최상목-김병환, 기재부·대통령실 호흡 맞춰

이 원장, 지난 2일 회의서 올해 말 인사 언급

왼쪽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후보자 지명 소견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상법 개정 등 이슈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후보자 지명 소견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상법 개정 등 이슈와 관련해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하 김 후보자)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금융당국 수장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 취임을 앞두고 있으면서 금융 정책을 감독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차기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4일 브리핑을 열고 김 후보자를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자금시장과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혁신성장추진기획단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 부총리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을 당시 김 후보자는 자금시장과장을 담당하며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최 부총리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맡았을 당시에도 김 후보자를 경제금융비서관으로 불러들였다.

김 후보자와 호흡을 맞출 금융위 부위원장으로는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인사 교체로 이 원장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원장은 2022년 취임 직후부터 금융 정책 관련해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상속세 완화, 배임죄 폐지 등 직설적인 논조로 금융위보다 뚜렷한 입장을 보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프로필 자료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프로필 [자료=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김 후보자와 이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관계로 1971년생인 김 후보자가 한 살 많다.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금융위원장 후보자 기자 간담회'에서 "(이 원장과) 대학 시절에는 몰랐고, 금감원장으로 오면서 업무적 관계에서 알게 됐다"며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차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협의를 많이 하게 됐다. 아마 호흡도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 정책 엇박자가 있다는 지적에는 "기재부 1차관으로 있을 때 두 기관이 껄끄러운 걸 못 느꼈다"며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협력하고, 함께 가야 하는 기관"이라고 단언했다.

정부 부처 인사 개편으로 금감원장 거취에 여러 추측이 돌자 이 원장은 지난달 14일 "임기가 정해진 자리인 만큼, 당연히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거취 여부는 임명권자가 결정할 문제이지,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원장은 지난 2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부서장 인사는 인사 폭을 최소화했다"며 "연말에 예정된 내년 상반기 정기 인사는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성과 중심으로 엄정하게 평가해 실시할 예정이며, 특히 원활한 소통 및 유기적 협력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이 향후 5개월이나 남은 인사 기조를 밝히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거취가 '잔류'임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관가에서는 이 원장을 대신할 인물을 속속 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금융정책 합을 맞추는 F4(경제 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중 금융위원장과 함께 윤 정부 2기 경제 수장이 새롭게 꾸려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또 금감원장의 본래 임기는 3년이지만 이를 채운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교체설이 힘을 받고 있다. 역대 금감원장(14명) 중 임기 기간을 마친 사람은 윤증현(5대), 김종창(7대), 윤석헌(13대) 3명 뿐이다. 

취임 일성으로 김 후보자가 내세운 금투세 폐지와 밸류업 강화 기조는 이 원장이 추진하는 정책 아젠다로, 양 수장의 기조가 일치하는 굵직한 금융정책 현안이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자와 이 원장은 금투세 폐지에 공감대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해 야당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는 이 원장과 세제 지원을 위한 세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해 지난해부터 역동경제 로드맵을 총괄하며 세제 지원안을 기획해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이 원장이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는 않았다"며 "이 원장이 인사를 언급하면서 올해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후보자와 이 원장은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들었다"며 "이 원장도 남은 임기까지 정책을 견인해야 되고 다음 행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정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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