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가 여성 임원비율 늘었다지만…유리천장 깨기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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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령 기자
2024-07-15 18:11:16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022년 8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임원을 선임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유리천장을 깨기엔 아직 제자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이 남성에 치우친 국내 기업 상황을 고려하면, 여성을 한명이라도 포함시켜 투명성을 높이라는 취지다.
 
이에 유통기업들은 최소한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아직까지도 남성으로만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위 양산빵 업체 SPC삼립의 이사회 구성원은 총 7명으로 모두 남성이다.
 
SPC삼립 측은 “사외이사의 경우 회사 및 최대주주와의 이해관계 없이 독립적인 지위에서 이사와 회사의 경영을 감독할 수 있는 인물을 후보로 선정한다”며 “법적 자격요건 외 전무성과 독립성을 갖추고 경험이 풍부한 후보자를 면밀히 검토 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여성 이사 선임과 관련된 정책은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사회 내 성별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향후 검토 후 필요에 따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닭고기 업체인 하림도 이사회 구성원 5명 중 여성 사외이사는 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림 측은 “이사의 선임에 있어 성별, 나이 등의 요소로 인해 차별하지 않고 있다”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후보로 선정해 다양한 시각에서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하림의 이사회 운영 지배구조를 살펴본 결과 여성 사외이사는 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빙그레 역시 현재 이사회 구성 중 사외이사에 여성은 없다. 회사 측은 “경영 상황과 내부 제도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어려울 수 있지만, 향후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이사회 구성원의 성별 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중 풀무원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많이 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풀무원 여성 사외이사는 전체 사외이사 7명 중 3명으로 비중이 43%에 달한다.
 
풀무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20에서 정하는 이사회 성별 특례조항이 적용되지 않으나, 이사회의 전문성과 책임성 및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이사 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1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성별 구색을 맞춘 기업도 있다. 농심과 오뚜기는 이사회 구성이 남성 6명, 여성 1명으로 구성됐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남성 4명, 여성 1명의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이사회 성별 다양성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에 여러 목소리를 전달하고 내부와는 다른 관점으로 업무 감독을 하기 위해선 사외이사의 다양성이 중요하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성별과 직업, 연령 면에서 다양한 인적 구성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남아 있고 마땅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지 못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하는 대기업도 있다”면서도 “아직은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정도만 영입해 법을 준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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