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 사업인 배터리 부문 매출 하락 폭이 가팔랐다. 배터리 부문은 2분기에 매출 3조8729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1조3972억원(27%), 1801억원(46%) 감소했다.
배터리 품목별로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의 판매량이 축소됐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가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소형 배터리의 경우에도 모바일 기기 등에 쓰이는 파우치형 배터리 수요가 줄며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5772억원, 영업이익 72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67억원(1%), 101억원(16%)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반도체 소재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SDI는 올해 4분기부터 배터리 부문 실적이 회복될 걸로 전망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46파이 배터리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46파이 배터리는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름 46㎜ 고성능 원형 배터리를 의미한다. 테슬라 전기차에 쓰이는 규격으로도 유명하다.
또 5개 고객사에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제공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소재를 통해 안전성과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차세대 배터리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고체 생산 공법을 확정하고 설비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가 전력 시장에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냐'는 질문에는 "미국 내 여러 전력망 ESS 사업에 참여하며 중국이 차지하고 있던 전력망 ESS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형 배터리 경쟁에 격화되는 시장 상황'에 대해선 "삼성SDI는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는 초창기부터 각형 배터리를 연구·개발하며 경쟁력을 길러왔기 때문에 단기간에 경쟁사가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