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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트럼프 리스크로 '설상가상'… 캐즘 수렁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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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 기자
2024-07-25 06:00:00

배터리 3사, IRA AMPC 믿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

당선 확률 높아진 트럼프는 전기차 지원책에 부정적

실적 부진한 상황에서 캐즘 극복 전망 어두워져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코노믹데일리]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했다. 미 대선 판도가 요동치면서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는 '트럼프 리스크'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업계 전문가는 24일 바이든표 친환경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믿고 미국에 약 45조원을 투자한 국내 배터리 3사가 미 대선 이후 상황에 대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IRA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첨단세액공제(AMPC)라 불리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이다. 

매출 하락으로 고민하는 배터리 업계에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한 IRA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겁다"며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늘며 전기차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윤자영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 에너지 인프라 개발 촉진과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미국 내 전기차 전환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배터리 업계 매출 하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하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거뒀다고 알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조6116억원(29.8%), 2653억원(57.6%) 감소했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삼성SDI와 SK온의 증권가 전망도 좋지 않다.

하나증권은 삼성SDI가 2분기 매출 5조원, 영업이익 2929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406억원(14.3%), 1573억원(34.9%)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고 대신증권은 SK온이 2분기 영업손실 4249억원을 냈을 것이라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IRA 폐기나 AMPC 축소 등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민주·공화당 경합주 중 IRA로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받은 주들이 여럿 있다. 경합주 표를 의식해 당장 IRA 법안을 폐기하거나 축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대선 판세는 가늠하기 어렵다. 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27%로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45%)보다 2%p 높았지만, 23일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44%를 기록, 42%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p) 내에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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