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9일 발표한 ‘글로벌 선박 발주 현황 및 시사점’을 보면 2014년 전체 발주 선박의 10% 내외였던 친환경 대체연료 선박 발주 비율이 올해 50% 수준으로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 발주 잔량은 1377척으로 그 중 상위 10개 선사가 32.3%(446척)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MSC, CMA CGM, 에버그린, 머스크, 원(ONE) 등 컨테이너 전문 선사 5곳이 상위 10개 선사 안에 포진해 있었다. 세계 1위 해운사 MSC와 3위 해운사 CMA CGM이 각각 85척, 81척을 발주했고 컨테이너 선사 중에는 에버그린(30척), 머스크(24척), 원(22척) 순으로 발주량이 많았다.
보고서는 “LNG의 경우 메탄 누출 등 문제가 있으나 많은 선박이 건조 중인 만큼 향후 대체 연료로서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제성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메탄올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높다는 점과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를 중심으로 발주가 많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처럼 글로벌 해운사들이 친환경 연료 전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과 달리 국내 해운사들은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해운사 중 선복량 기준 세계 8위인 HMM 정도만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고 있고 나머지 해운사는 사실상 친환경 전환에 손을 놓고 있다는 평가다. HMM도 지난해 2월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한 이후 올해는 선박을 단 한 척도 발주하지 않았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글로벌 상위 10위 회사 중 HMM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저조한 편”이라며 “유럽연합(EU)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 중인데 나중에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HMM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친환경 경쟁력 강화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서 중장기 로드맵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