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학위수여식이 있는 대학 졸업 시즌을 맞아 8월 취업 시장에 '취업준비생(취준생)'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56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8월 졸업 이후엔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대기업 합격 문이 갈수록 좁아져 취업 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기준 종사자가 300인 이상인 대기업 취업자는 311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세다.
반대로 대학원 진학률은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대학원생 수는 33만6596명을 기록했다. 2010년 31만6633명, 2020년 32만595명이던 대학원생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모(26)씨는 "당장의 취업보다 공부를 더 해 더 좋은 직장을 구하고 싶어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며 "이후 미국이나 영국에서 박사 과정 밟는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 채용 형식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미스매치' 현상을 부추겼다. 지난 3월 한국노동연구원에 내놓은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는 근로자 500인 이상,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중 100곳을 표본으로 추출해 조사한 결과가 나와 있다. 보고서는 공채를 실시 중인 기업 중에서도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2019년 현대자동차를 시작한 이후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은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을 도입하는 추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어려워지다 보니 기업들도 신입을 뽑지 않는 추세"라며 "경제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대졸자보단 업무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대졸자는 규모가 큰 기업을 선호하다 보니 미스매치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