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빙그레 오너가(家) 3세인 김동환 사장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사장이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5개월 만이다. 김 사장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으로, 승계를 위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오너리스크로 지분 승계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4일 김 사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사장은 6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김 사장을 집으로 안내하려 했으나 김 사장은 “내가 왜 잡혀가야 하느냐”며 경찰관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해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올 3월에는 사장직에 오르며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김 사장을 포함해 차남 김동만 해태아이스크림 전무와 장녀 김정화 씨 등 오너3세 모두 빙그레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 지배력 확대가 승계 과제로 남아있다.
김 사장과 김 전무, 김정화씨는 빙그레 물류 자회사이자 오너 가족회사인 ‘제때’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김 사장이 33.34%, 김 전무와 김정화씨가 각각 33.33%씩을 보유하고 있다. 제때는 빙그레 지분 1.99%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세 남매가 제때를 통한 빙그레를 간접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빙그레의 승계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빙그레가 최대 실적인 매출 1조3943억원, 영업이익 11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승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인 김 사장이 약 10년 간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차남 김동만 전무도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오너 3세 세 남매 중 가장 유력한 승계 후보로 장남인 김 사장이 지목됐지만, 이번 오너리스크로 승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향후 김호연 회장의 지분 향방에 따라 승계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재 빙그레는 김 회장이 지분 36.7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재단법인 김구재단 2.03%, 재단법인 현담문고가 0.13%씩 지분을 갖고 있다.
김 사장 측은 “저로 인해 불편을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사죄드리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