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5%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밥캣은 4.92% 상승한 4만3750원에, 두산로보틱스는 4.27% 증가한 6만8300원에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7% 오른 1만7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 퓨어셀도 2.08% 증가한 1만8630원에 마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두산그룹 종목 주가에 합병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전날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분할합병·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정정 요구 배경을 들었다.
금감원은 두산의 정정신고서가 △의사결정 과정·내용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등 앞서 요구했던 사항을 보완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두산 측에 구조개편 관련 논의 시점, 검토 내역, 진행 과정, 거래시점 결정 경위,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 등을 반영해 보완하라고 했다. 특히 두산밥캣이 보유하고 있는 분할 신설 부문의 수익가치 평가 근거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또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 효과 모형을 적용해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신설 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 수익 가치를 측정,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 방법과 비교하라고 요청했다.
두산은 지난달 24일 금감원이 정정신고서 정정 요구를 요청하면서 지난 16일 새롭게 증권신고서 제출했다. 이번이 두 번째 정정 요구다.
이번 신고서는 정정 요구일부터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며, 새로운 정정신고서가 제출될 경우 그날부터 수리돼 효력이 재기산된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은 젠슨 황이라든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와 기업 목표를 설명하는데, 두산 경영진들은 투자자들에게 그런 노력을 하셨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 원장은 지난 8일 "두산의 정정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두산 합병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한 후 내년 두 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비율이 1:0.63으로 정해졌는데 업계에서는 두산밥캣 대주주에 유리하도록 합병·교환 비율을 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