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56일 앞두고 처음으로 TV토론에서 마주했다. 100분의 격론 끝에 '해리스 우세'로 결과가 나오며 국내 증시에서는 해리스 수혜주인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종목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
우리 시간으로는 11일 오전, 현지시간으로는 10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두 사람은 에너지 정책 중 하나인 '프래킹(fracking)' 문제에서 격론을 벌였다. 프래킹은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기술의 하나인 수압 파쇄법을 말한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020년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금지하지 않겠다며 선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저는 다양한 에너지원에 투자해 해외 석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역사상으로 가장 큰 폭으로 국내 석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외국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없다는 제 가치관과 관련된 접근법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선거에 이기면 펜실베이니아의 프래킹은 (취임) 첫날에 끝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 직후 미 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이러한 평가에 국내 증시에서는 해리스 수혜주로 불리는 이차전지 종목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 삼성SDI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91% 오른 36만6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날보다 5.14% 증가한 3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 엘앤에프 7.84%, 포스코퓨처엠 6.95%, 에코프로비엠 6.52%, 에코프로 3.17%, 엔켐 4.23% 등 상승한채 장을 끝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19년 미국 내 신규 판매 자동차 100%를 오는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차량으로 의무화하는 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해리스 부통령 수혜주인 신재생에너지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SDN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9.90% 급등한 1470원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13.73% 오른 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추가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씨에스윈드가 11.11% 증가한 6만3000원, 한화솔루션은 7.30% 상승한 2만5000원에, 대명에너지는 코스닥 시장에서 18.73% 오른 1만3820원에 마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 장려' 정책을 이어 나갈 것이란 전망이 상승을 이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에너지가 이번 토론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대선 후보 지명 이후 언론 노출을 삼가던 해리스 후보가 첫 공개토론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판정승을 거둔 양상"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는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수혜 종목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일부 나타나며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등의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오는 11월 5일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