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반도체대전은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펼쳐진다. 반도체 전시회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올해는 28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관람객 수는 사흘간 약 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전 세계 메모리업계를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협찬사로 중심을 잡았고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관계사 에이직랜드와 '반도체 요충지'로 불리는 용인특례시도 부스를 차리며 한 자리 차지했다.
관람객을 끌어모은 건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코엑스 C관, SK하이닉스는 D관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러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부스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반도체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최첨단 반도체가 전시돼 있었다. 또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현장 이벤트도 진행해 사람들로 북적였다.
삼성전자 부스 맞은편엔 에이직랜드 부스도 자리 잡았다. 에이직랜드는 TSMC의 가치사슬협력자(VCA)다. VCA는 TSMC의 디자인하우스로도 불리며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최종 패키징 단계에서 인력을 지원하는 업체다. TSMC와 중견·중소기업이 직접 반도체 생산을 조율하기 어려우니 VCA가 일종의 총판 업무를 보며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에이직랜드 관계자는 "USB 메모리를 하나 만들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인력이 필요해 중소기업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며 "또 그렇게 만든 설계를 TSMC에 위탁하려고 해도 거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내에 다양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사)들이 저희 VCA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는 반도체 업체 5곳과 함께 부스를 차렸다.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가 부족한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용인시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공장) 4곳과 삼성전자의 팹 6곳이 들어서며 향후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단지를 가진 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반도체대전을 맞아 따로 부스를 차리기 어려운 강소기업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며 "용인시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만큼, 대기업의 1차 공급사를 넘어 다양한 업체들에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업체가 모인 만큼 관람객들도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경기도 내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며 현장으로 견학을 나온 고모양(18·경기 이천시)은 "여러 기업의 부스를 돌아다니고 재미있게 둘러봤다"며 "여전히 반도체가 어렵긴 하지만, 기업 부스에서 게임을 통해 (행사를)즐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