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6일(현지시간) "신형 AI 반도체 '블랙웰' 생산 지연을 두고 엔비디아와 TSMC 사이에 공방이 오갔다"고 보도했다. 블랙웰 출시 일정은 처음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오는 12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이달로 당겨지는 등 잡음이 많았다.
이에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는 TSMC의 공정에 대해서, TSMC는 엔비디아의 설계에 대해서 서로 지적했으며 두 회사의 경영진 회동에선 고성도 오갔다"고 알렸다.
1987년 설립된 TSMC와 1993년 만들어진 엔비디아는 사업 초기부터 '핵심 고객사·협력사'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TSMC가 파운드리 업체를 구하지 못하던 엔비디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일화가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현재도 엔비디아 제품 대부분을 TSMC가 사실상 독점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엔비디아가 주문량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TSMC에) 전용 라인 신설·제품 납기 단축을 요구하자, 전용 라인 투자·품질 관리를 해야 하는 TSMC가 반발했다"고 설명했다.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TSMC의 공급 능력이 한계에 달한 걸로도 해석된다.
이에 엔비디아가 TSMC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파운드리 제조사로 삼성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TSMC의 첨단 공정 역량과 생산력을 따라갈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우선 엔비디아 제품군 중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게임용 그래픽카드처리장치(GPU)부터 맡기면서 관계를 구축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협력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걸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약 2조원 규모의 손실을 낸 걸로 추정된다. 또 엔비디아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테스트'에서도 긍정적 측면이 있을 걸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17일 앞선 호재에 힘입어 전일 대비 0.34%(200원) 오른 5만97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