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리아밸류업지수는 전일 대비 1.24% 오른 972.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하락세를 겪던 지수가 전날 밸류업 펀드가 투입된 뒤 기대감이 반영돼 소폭 상승했다.
증권 유관기관 5곳(거래소·한국증권금융·한국예탁결제원·한국금융투자협회·코스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지난 4일 2000억원(유관기관 1000억원, 민간 매칭자금 1000억원)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했다. 재간접펀드인 이 펀드는 지난 21일부터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 및 지수 구성 종목이나 지수 미편입 밸류업 공시 종목에 투자된다.
거래소가 유관기관과 지원하고 나선 것은 밸류업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밸류업 지수는 지난 9월 30일 공개된 후 이날까지 4.94%(1023.16→972.60) 떨어졌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상위 20개 종목(시가총액 기준) 중 지수 출시 이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이날까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밸류업 지수 상위 20개 종목은 지난 9월 30일부터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8.94% △SK하이닉스 1.20% △현대차 -11.07% △기아 -2.1% △셀트리온 -11.21% △신한지주 0.36% △메리츠금융지주 7.72% △고려아연 37.5% △삼성화재 10.6%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7.78% △HMM 0.32% △KT&G 9.46% △HD현대일렉트릭 10.17% △우리금융지주 8.13% △대한항공 7.76% △현대글로비스 -1.72% △포스코인터내셔널 -13.57% △한미반도체 -22.99% △DB손해보험 -3.38% △S-Oil -3.27% 흐름을 보였다.
경영권 분쟁을 겪어 주가가 급등한 고려아연을 제외하면 10% 상승한 곳은 3곳(삼성화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일렉트릭)뿐이며 9곳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국내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말 2593.27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2390.56까지 떨어졌다.
밸류업 지수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거래소는 다음 달 20일 코리아밸류업 지수의 종목을 변경할 예정이다. 다음 달 6일까지 공시를 완료한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편입 여부를 심사해 지수에 추가로 편입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펀드와 내달 리밸런싱이 지수 반등을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지수 선정 종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밸류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밸류업 지수 출범을 통해 국내 기업의 가치 제고에 노력이 있지만, 밸류업 지수 선정 종목의 문제점 등으로 향후 기업가치 제고 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