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의 수습을 이끌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권성동 의원을 지지하며 경험과 당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중립적이고 계파 색이 약한 김태호 의원의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친윤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과 2차 탄핵안 표결 대응 등을 고려할 때 권성동 의원(5선·강원 강릉)이 적임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고 윤석열 정부 초기에 원내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권 의원은 10일 국회 중진 회의 후 "어려운 상황에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지지를 확인했다. 한 중진 의원은 "다수 의원이 신뢰할 수 있는 중진이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며 권 의원의 영남 지역 기반과 당내 중량감을 강조했다.
반면 친한계는 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권 의원의 리더십이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중진 회의에서 권 의원 지지를 모았다는 주장에 대해 "중진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우리가 '중진의힘'은 아니다"라며 중진 중심의 결정을 일축했다. 이들은 권성동 후보 대신 비교적 계파 색이 약한 김태호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치며 "계파에 소속되지 않고 진영 논리로 정치하지 않았다"며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독배가 될 수 있지만 당에 쓸모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은 단순히 원내대표 선출에 국한되지 않고 당내 주도권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탄핵안 표결, 국정 수습, 조기 대선 준비 등 주요 사안에서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향후 여당 의원들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탄핵 정국을 수습할 수 있을지, 계파 갈등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