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위원회는 오후 2시 제22차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에 대한 3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18일 2024년 제22차 정례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뒤 6일 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인력과 물적 설비, 이해상충 방지 체제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판단해 지정했다"며 "기업의 다양한 자금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종투사란 금융당국이 지난 2013년 10월 기업금융 시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내부통제기준 구비 조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를 종투사로 지정했다.
대신증권은 미래에셋(옛 대우)·메리츠·신한·삼성·키움·하나·한국투자·KB(옛 현대증권)·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국내 10번째 종투사가 됐다. 바로 직전 지정된 곳은 키움증권(2022년 4월)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0년부터 종투사 인가를 추진해 왔고 지난달 인가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지정을 위한 선결 요건(자기자본 3조원)을 올해 3월 달성한 바 있다. 올해 9월 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2812억원이다.
종투사로 인가받을 경우 사업 다각화가 가능해지면서 수익 규모가 넓어진다. 특히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허용되고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되면서 이자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올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증권의 종투사 진출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대신은 종투사 진출을 통해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 종투사 인가로 이 회장이 올해 전략 목표로 제시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이다.
다만 대신증권이 이제 발을 내딘 만큼 자기자본 규모가 크고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기존 종투사 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종투사의 자기자본(12월 별도기준)은 △미래에셋증권 9조7909억원 △한국투자증권 8조8719억원 △NH투자증권 7조3025억원 △삼성증권 6조8131억원 △KB증권 6조6494억원 △메리츠증권 6조1090억원 △하나증권 5조9792억원 △신한투자증권 5조4704억원 △키움증권 4조8222억원이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3조1180억원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신증권이 상위 증권사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실질적으로 뚜렷한 사업기반 개선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업무영역 확대에 걸맞은 영업 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한 이익 창출력의 양적·질적 개선과 함께 지속적인 자본 성장과 시장 지위 제고 등 실질적인 성과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