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카카오는 일부 계열사의 사업 구조 재편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 변경을 모색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핵심 자회사로 현재 카카오가 지분 57.3%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내용은 재무적 투자자인 TPG(29.04%), 칼라일(6.18%) 등이 보유한 지분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인수하는 방안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와 관련해 17일 유영중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의 사내 메시지를 통해 "카카오 차원의 경영권 매각 의사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단순한 투자자 변경 논의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사측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노조는 VIG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기존 FI 지분 외 카카오 보유 지분 일부까지 포함해 총 50% 이상의 지분 확보, 즉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한다는 내부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이를 근거로 이번 지분 매각 논의가 단순 FI 교체를 넘어선 사실상의 경영권 매각 절차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가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사모펀드 주도의 경영이 가져올 공공성 훼손 가능성이다. 택시 호출, 내비게이션 등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서비스는 이미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사회 기반 시설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단기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행사할 경우 요금 인상이나 서비스 축소, 고용 불안정 등 공익과 사용자 편익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카카오가 경영권 매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FI 지분만으로도 40%에 육박하는 규모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VIG파트너스가 실질적인 경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카카오 측과 경영 참여 수준을 두고 VIG파트너스가 협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카카오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영권 매각은 없다"는 카카오의 주장이 단순한 위기 모면용 발언인지 진정한 경영 철학의 표현인지 여부는 이번 매각 협상 결과와 향후 카카오모빌리티의 운영 방식 변화를 통해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