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최근 계열사 부사장·부행장·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지주 부사장 2명을 비롯해 농협은행 부행장 10명·본부장 10명, 농협생명보험 부사장 2명·부사장보 1명, 농협손해보험 부사장 2명 등이다.
홍순옥 신임 농협금융 부사장을 비롯해 농협은행 부행장 10명 전원이 1969년생으로 채워졌다. 기존 임원층보다 2~3살 젊은 인물들을 대거 등용하며 조직의 세대 전환을 강조했고, 인사의 출신 지역도 수도권 외 충남·강원·경북·전북 등으로 다양하게 분배됐다. 인사 발표에 따른 업무 분장은 연내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앞서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집행간부(임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 방안의 연장선이다. 중앙회를 비롯한 전 계열사에서 경영성과가 부진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을 대폭 물갈이하는 게 골자로, 고강도 인적 쇄신인 만큼 아직 임기가 남은 1년 차 간부들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중앙회는 임원 선출 과정부터 내부 인사 운영 전반까지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농협의 사회적 신뢰 회복과 조직 내 공정문화 정착을 위한 △외부 전문기관(헤드헌팅)을 활용한 후보자 관리체계 도입 △퇴직 후 경력 단절된 자의 재취업 제한원칙 강화 △외부 인사나 타법인 임직원을 통한 부정청탁 원천 차단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금품·향응 제공 등 부정청탁과 연계된 사실이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임직원에 부정청탁 근절 서약과 청탁사례 및 대응방법에 대한 지도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경각심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조직 구조를 손보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정작 농협의 경영 투명성 논란과 대내 리스크에 대한 근본적 대응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나 리스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강 회장 주도로 경영 혁신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히 미래 전략 이미지를 띄우려 한다는 해석이다.
현재 강 회장은 뇌물 수수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본인부터 이같은 개선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강 회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뒤 출국금지 조치했다.
아울러 같은 달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강하게 질타를 받았다. 강 회장의 뇌물 수수혐의 외에도 보은인사, 청렴도 하락, 감사 부실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외형적인 인사 개편이 진행됐지만 리더십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조직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리더에게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조직 안팎으로 개혁 인사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남기게 된다"며 "내부 직원뿐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 회복이 필수적인 시점인데 리더십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겉치레 인사 및 기존 방식 유지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한 인사 조치만으로는 면피용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며 "조사 결과 공개나 독립 감찰 기구 운영 같은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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