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당초 11월로 예정됐던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연내에도 이뤄질지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단말기를 마련하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지만 금융당국 심사 등으로 정식 출시가 늦어지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과 관련한 법률 적용을 두고 최종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전세계 63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아이폰에 탑재돼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사용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전용 단말기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주로 쓰는 국내 결제환경에 적합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선점한 바 있다.
당국은 애플페이가 국내 가맹점들의 결제 정보를 다른 카드회사의 결제망을 거친 뒤 승인하는 처리방식을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절차가 개인정보보호·신용정보법에 맞지 않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당국은 애플페이가 결제 정보를 해외 카드사에 전송할 때 개인정보 보호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또 애플페이 지원 단말기 설치와 관련해서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주도하는 현대카드가 새로운 결제 방식 확산 등 공익 목적이 아닌 제휴사와의 배타적인 거래를 목적으로 단말기 설치를 지원한다면 사실상의 뒷돈(리베이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페이 국내 상륙은 현대카드가 주도하고 있지만 다양한 업계에서도 이를 지원하려 노력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가 굳건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아이폰 점유율이 낮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단말기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에는 이마트·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와 스타벅스·할리스커피 등 프랜차이즈 카페들, GS25·CU 등 편의점 브랜드 등이 있다. 이와 함께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나 프랜차이즈 식당 브랜드들도 도입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8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중 NFC 단말기를 갖춘 곳은 3만여곳에 불과하다. NFC 단말기 설치비용은 대당 15~2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를 준비하는 곳이 많아지는만큼 이달에는 테스트와 보안기능 보완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법적 문제가 관련돼 정식 오픈 일정은 내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입은 다소 늦어질 수 있겠지만 무인 키오스크와 영세업자를 대상으로 한 단말기 지원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