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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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필리핀 수빅에 해상풍력 제작기지 구축한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에 해상 풍력 생산 거점을 구축해 본격적인 사업 진출에 본격 나선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 함정 MRO사업 확대 등을 위해 필리핀 수빅 야드 일부 부지와 설비를 임차하고 향후 세부 조건들에 대해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앞선 14일에는 필리핀 대통령 관저(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버러스 캐피탈과 수빅 야드의 향후 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행사를 가졌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수빅만에 위치한 필리핀 수빅 야드는 2006년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조성한 이후 선박 건조를 이어오다 2019년 세계 조선 경기 악화 등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현재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탈이 소유하고 있으며, 필리핀 해군 등이 해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수빅 야드 안에 군수지원센터를 설치해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함정들에 대한 유지⋅보수⋅정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필리핀 정부와 향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빅 야드를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과 선박 블록 제작, 선박 MRO(유지·보수·운영) 등이 가능한 해양복합단지로 육성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향후 2030∼2050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 대만,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해상 풍력 시장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해상 풍력 제작기지 구축을 위한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기구들과 부유식 해상 풍력 사업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최근 해외 해상 풍력 시장 진출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해외 제작기지 구축을 통해 해상 풍력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이번 양자 간 협력이 한국과 필리핀 간의 긴밀한 경제 협력을 이끄는 초석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HD한국조선해양의 글로벌 오퍼레이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수빅 야드의 조기 가동과 안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4-05-16 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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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경쟁력, 중국에 밀렸다
조선업 종합경쟁력에서 한국이 중국에 처음으로 추월 당했다. 한국은 연구개발(R&D)과 설계 분야에서 중국에 앞서 있지만 그마저도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이라도 미국 등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조선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에서 한국의 조선산업 가치사슬 종합 경쟁력 1위를 지난해 중국에 내줬다고 밝혔다. 복합 산업인 조선업은 하나의 기준으로 경쟁력을 파악하기 어려워 산업연구원은 가치사슬 구조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가치사슬은 R&D·설계, 조달, 생산, AM(유지·보수)·서비스, 수요 등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가치사슬 종합경쟁력은 88.9점으로 90.6점을 기록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이 조달과 R&D·설계 부문에서는 중국을 앞선 반면, 수요와 AM·서비스와 생산 부문에서 크게 뒤쳐졌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생산 능력이 더디게 회복되면서 생산 부문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이 장기 불황을 겪는 사이 관련 인력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생산 뿐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링 관련 기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은 2021년 이후 조선업 가치사슬을 이루는 모든 부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선산업에 투자하면서 한국이나 일본 대비 충분한 생산 여력을 확보한 중국 조선소들은 다양한 선종·선형을 대량 수주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의 조선업 종합경쟁력 1위는 중국 정부의 오랜 ‘해양 굴기’ 노력에 따른 결과다. 중국은 2002년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 보고에서 해양 진출 의지를 밝히며 본격적인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조선소 발주 잔량과 상선 선복량은 세계 1위에 올라섰고, 군함 수에서는 2015년 세계 최강인 미국을 앞질렀다. 보고서는 중국 조선업이 양적 경쟁력뿐 아니라 질적 경쟁력까지 확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수주량이 많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스운반선 수주 비중도 최근 10~20%에 이르렀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논의 수준에만 그쳤던 조선·해운·국방·금융 등 관련 사업을 아우르는 ‘한국형 해양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지속되는데 개별 산업 입장에서만 전략을 세우기보다 해양전략이라는 대국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부족한 수요 및 AM·서비스 부문을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기술과 생산 역량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5-16 15: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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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후솔루션 염정훈 책임 "1.5도 초과 최대한 늦추고 싶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보다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법인이다. 기후솔루션의 목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내로 제한해 기후변화의 위험으로부터 사회와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2016년 설립된 이후 현실적인 기후위기 대안을 담은 보고서를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의 업무 영역은 탈석탄·화석연료 금융, 재생에너지·전력시장,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 나뉘는데, 구성원 역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염정훈(47) 기후솔루션 산업팀 해운 담당 책임은 “국내 단체 중 해운을 연구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염 책임이 기후솔루션에 들어와 작성한 첫 보고서는 ‘탈탄소 해운산업을 위해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다. 그가 입사한 지 5개월 되던 2022년 12월 발간됐다. 보고서에는 국내 해운산업 현황, 온실가스 배출 현황,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제언 등이 담겼다. ◆ 미국 변호사 ‘기후솔루션’ 합류하다 기후솔루션 입사 후 산업팀 해운 담당은 약 1년간 염 책임 혼자였다. 이후 2명이 더 합류해 현재는 3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산업팀 채용도 힘든데 해운 분야 지원자는 더욱 없다”며 “해운업 관련 배경이 있는 분들이 넘어오면 좋겠지만 (기후솔루션에 합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처럼 인생의 진로를 확 튼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염 책임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는 해운과는 거리가 멀다. 염 책임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길을 택했고, 로스쿨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약 14년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그는 국내 로펌, 미국계 반도체 회사, 삼성중공업 등 변호사로 일했다. 일을 하면서 회의감이 끊임없이 뒤따랐다고 염 책임은 설명했다. 그는“한번 크게 아프고 난 뒤 1년 간 일을 쉬면서 변호사 일보다는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말했다.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로 1년 반 활동하다가 기후솔루션 해운 담당 채용 공고에 지원했다. 염 책임은 “해운은 사실 처음이지만 삼성중공업에서 선박 관련 계약서나 관련 분쟁들을 검토했던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다”며 “변호사들도 많이 모여 있다보니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 기후솔루션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 해운 넷제로의 미래 ‘녹색해운항로’ 올해 염 책임이 조명한 분야는 ‘녹색해운항로’다. 녹색해운항로는 최소 두 항만 사이에 무탄소 연료 선박을 투입하고, 항만도 100% 재생에너지 사용 설비로만 가동하는 무탄소 항로를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 7월 2050년 ‘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0) 달성을 선언한 가운데 녹색해운항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염 책임은 윤 대통령이 제시한 녹색해운항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한미일 3자간 녹색해운항로 구축 시 어느 정도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바탕으로 부산~요코하마 등 시범 항로 구축 우선 고려대상도 제시됐다. 염 책임은 보고서에서 “진정한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항만, 해운사,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녹색해운항로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관련 법과 계획을 정비한다면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최대한 속도를 늦추는 일" 염 책임은 “지금으로서는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제 역할은 그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여기서 계속 이 일을 파고들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염 책임은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를 보면 기업들이 정부 정책 범위 안에서 자사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며 “결국 정부의 정책 변화 없이는 기업들이 자발성을 띠기 어렵다”고 제언했다.
2024-05-16 07: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