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사상 최저…부동산 대출수요 이끌지는 미지수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발표를 하루 앞두고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부동산 대출 수요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업권에선 낮은 대출 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거란 낙관이 나오는 반면, 억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의 영향을 받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16일 현재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2.26~3.76%, 우리은행 2.56~4.16%, NH농협은행 2.13~3.74% 등으로 이날부터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전날보다 0.14%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는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결과에 해당한다. 또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 연계 주택대출 금리도 0.05%포인트씩 내렸는데, 국민은행 2.61~4.11%를 비롯해 우리은행 2.76~4.36%, 농협은행 2.33~3.94% 등이다.

신규 코픽스의 하락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역대 최저인 0.50%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관련, 은행들의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 역시 조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는 전날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6%,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26%로 전월 대비 각각 0.14%포인트, 0.05%포인트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코픽스 연계 주담대 금리를 매일 산출하는 신한·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전날에 비해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업권의 관심은 대체적인 주담대 변동금리 하락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쏠리고 있다.

우선 기존 대출에 대한 가계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대출이자 연체 등에 따른 여신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도권 집값이 최근 들썩이는 상황에서 이같은 금리 하락이 부동산 시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남부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며 "낮은 대출금리로 새로 시행될 부동산 규제에 앞서 대출수요, 즉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선 떨어지는 주담대 금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연체율, 고정이하 여신 비율 등 은행의 전반적인 부실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규제 정도가 이전보다 강화돼 가계대출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최근들어 은행주가 빠지는 이유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며 "오히려 현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하에서는 가계대출이 많이 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 등 국내 8개 은행(IBK기업·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SC제일·한국씨티)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신규취급액,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수신상품의 금리가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