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지난달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납사 생산을 시작했다.
이렇게 생산한 납사를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하고, 납사는 최종적으로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탄생, 순환경제가 구축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 100톤의 열분해유를 정유공정에 투입해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뒤 투입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은 물성 개선, 불순물 제거 등을 통해 다양한 열분해유 기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생산 방안을 연구 중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이번 열분해유를 도입한 배경은 폐플라스틱 처리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폐기물 수입국인 중국은 올해부터 고체 폐기물 수입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국가간 유해 폐기물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의 폐플라스틱 관련 규제도 올해부터 강화되었다.
이제 폐플라스틱은 발생한 국가에서 직접 처리해야한다.
이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도입이 현실화 된 데에는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도 큰 역할을 했다.
현행법상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석유정제업자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청했고,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승인 받았다.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투입을 친환경 제품 생산 과정으로 공식 인증 받기 위한 절차도 진행중이다.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등 국제 인증기관을 통해 친환경 인증을 받고, 생산된 납사는 친환경 제품인 ‘그린납사’로 판매할 예정이다.
친환경 발전도 눈에 띈다. 현대오일뱅크는 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발전 자회사 현대E&F를 설립하고 집단에너지사업 인허가도 취득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은 전기, 열 등의 에너지를 산업시설 등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현대E&F는 202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스팀 230톤/시, 전기 290MW 용량의 발전 설비를 구축한다.
생산하는 스팀과 전기는 현대케미칼, 현대쉘베이스오일 등 대산공장 내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E&F는 연료로 LNG뿐만 아니라 대산공장에서 생산한 블루수소를 30%까지 투입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LNG-블루수소 혼소 발전은 다양한 탄소중립 노력 중 하나”라며 “기존 화석연료 발전 대비 온실가스를 최대 56% 저감할 수 있는 LNG 발전소에 수소를 30% 투입하면 11% 가량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저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