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달 초 제11호 태풍 '힌남노' 수해를 입은 포항제철소가 피해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가동은 국내 철강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상황에서 기업들의 생산 비용에 우려가 사라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이달 초 수해를 입은 뒤 그룹사 및 협력사 임직원 등 하루 1만5000명 인력이 피해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 이번 태풍 피해로 포스코는 1973년 쇳물을 생산한 이후 처음으로 조업이 중단됐고, 철강산업단지 30%의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는 3개월 내 포항제철소 전 제품 재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이달 말까지 1냉연 및 2전기강판, 내달 중 1열연과 2·3후판 및 1선재 공장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는 3·4선재 및 2냉연, 12월 중에는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 공장을 다시 돌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지속적으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 합동실사단은 28일 포항을 방문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검토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힌남노 이후 포항지역에는 400여 개 기업체가 침수 및 건물 파손 등 1조348억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제철소와 함께 포항지역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철강제품들은 국내 산업계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지난 23일 기준으로 철강재 가격은 전월 대비 10% 오른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열연은 t당 110만원, 후판 소매가격은 125만원가량이다.
포항제철소의 철강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제철도 노동조합(노조) 파업으로 들썩이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3월부터 사측과 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같은 수준으로 특별격려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고 상황 해소가 불투명한만큼 철강재 가격이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요소와 함께 이번 포항제철소 수해와 현대제철 파업까지 겹친만큼 철강제품의 전면적인 공급난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국내 기업과 보유점에서 보유한 열연, 후판, 스테인리스 등 주요 철강 제품 재고는 2~3개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는 시·정부와 협력해 피해 복구 정상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이백희 포항제철소장은 "철강산업이 포항지역을 넘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모든 임직원들은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복구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포항시와 각계각층의 지원에 힘입어 신속히 피해를 복구하고 조업을 정상화해 국가와 지역 경제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