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컬리가 상장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은 가운데 최근 신사업 추진과 카테고리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한때 4조원까지 평가받던 컬리의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대폭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컬리는 새 물류센터 오픈과 화장품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 등을 선보이며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에 늘어난 영업비용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컬리’로 서비스명 변경…생태계 본격 확장 나서
컬리는 지난 2일 마켓컬리라는 서비스명을 ‘컬리’로 바꿨다. 이는 컬리가 새롭게 진행하는 ‘뷰티컬리’ 사업을 아우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마켓컬리 카테고리에 뷰티 제품들이 속해있었지만, 이제 뷰티 제품은 뷰티컬리 카테고리로 따로 구분돼 서비스가 제공된다. 백화점에 입점돼 있는 명품 브랜드부터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헬스앤뷰티 제품까지 판매된다.
뷰티컬리는 마켓컬리와 마찬가지로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된다. 뷰티 제품에 최적화된 포장재도 개발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가 이미 구축해 둔 풀 콜드체인 시스템을 이용해 냉장 화장품처럼 신선도가 중요한 제품들도 최적의 상태로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뷰티컬리의 첫 모델로는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선정됐다. 초창기 마켓컬리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발탁해 인지도를 올렸던 만큼 이번에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겠다는 전략이다.
컬리는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 ‘컬리페이’ 출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분산된 결재권을 일원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엔에치엔페이코·네이버파이낸셜 등의 결제 및 정산권을 컬리페이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자체페이를 도입하면 여러 PG사를 거쳐 결제하는 복잡한 정산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컬리는 샛별배송 지역 확대를 위해 내년 상반기 경남 창원과 경기 평택에 각각 물류센터를 열 예정이다. 평택 물류센터는 임차면적만 15만4000㎡로 컬리의 전국 물류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창원 물류센터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두동지구에 8층 규모로 들어선다. 투자 비용만 630억원에 달한다.
두 물류센터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평택 물류센터는 충청권과 수도권 남부 배송을 대상으로 하며, 창원 물류센터는 영남권(부산·울산·대구) 배송을 맡는다. 컬리는 향후 창원 물류센터를 영남권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 공격적인 외연 확대에 재무구조 ‘불안’
컬리의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적자가 매년 늘고 있다. 매출은 지난 2017년 466억원에서 지난해 1조5614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24억원에서 2177억원으로 무려 17.5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적자에 대해 컬리는 지속 성장을 위한 과감한 인프라 투자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몸집이 커지며 인건비도 늘어나 2020년 680억원에서 지난해 1820억원으로 비용이 뛰었다.
컬리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43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전년(296억원) 대비 49.5% 증가한 액수다. 이커머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할인쿠폰 발급을 늘리는 데 따른 마케팅 비용과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비 등이 발생한 탓이다.
컬리는 이번 뷰티컬리 홍보를 위해 모델을 제니로 발탁하면서 큰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니는 국내 셀러브리티 중 섭외비용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TV광고 송출 등을 포함한 광고집행비만 최소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행보가 컬리에게 영업이익을 안겨줄지 반대로 ‘출혈 마케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해 8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마친 컬리는 내년 2월 중순까지는 증시 데뷔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다시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는 등 제반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12월 프리IPO에서 4조원대로 평가받았던 컬리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1조5000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