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내외적 악재로 위기감이 고조된 철강업계가 탄소중립에 중점을 둔 기술개발과 신규 사업으로 올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3대 철강사인 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의 경영 여건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있던 악재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은 물론 수요는 줄고 생산비용은 올라 각 기업이 부담해야 할 부담은 늘었다.
지난해 주요 실적 압박 원인으로는 공통적으로 △철강 수요 위축 △고환율 상황 지속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이 있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시장 매매 시 부담이 가중되자 신규 부동산 수요가 줄었고,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함께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환율이 급등한 뒤에는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올랐고, 10월부터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올라 생산비용도 늘었다.
주요 철강사들은 신규 사업 혹은 기존 기술 개선, 친환경 제품 개발 등으로 악재에 대응할 예정이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국내 33조원, 해외 20조원 등 총 53조원을 투자해 미래 준비에 나선다. 전 세계적 수준의 철강사업에는 20조원을 추가 투자해 전기로 신설, 친환경 설비 확대, 전기자동차(EV) 모터용 철강제품 기술력 강화 등에 나선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소재·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분야에 5조3000억원, 에너지와 건축·인프라 등 친환경인프라 분야에도 5조원을 투자한다. 미래사업 발굴과 신기술 연구개발(R&D)에도 2조7000억원을 쓴다.
현대제철은 종합 건설용 강재 H코어 제품군을 출시한 데 이어 기존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 올해 추진하는 먹거리는 전기차 구동모터에 적용되는 고성능 특수강 부품 관련 기술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가는 신규 초경량 강종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충남 예산과 울산에 설비라인을 구축하고 올해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바이오매스를 60% 이상 사용해 만든 친환경 컬러강판 '럭스틸 BM-PCM'으로 대응에 나선다. 공정 과정에서 바이오매스를 화석연료 대신 사용해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친환경 원료 함량은 늘리면서도 품질은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는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본격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앞서 공개한 럭스틸 BM유니글라스 등에 이어 친환경 제품 개발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각 철강사들이 신제품·탄소중립 관련 R&D를 지속하는 것은 철강산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은 시기상 차이만 있을 뿐 전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산업경기 침체로 철강산업의 후방산업인 건설·조선·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9일 철강 주요 3사 실적 예상에서 △포스코는 매출 20조2255억원에 영업이익 8047억원(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64.5%↓) △현대제철은 매출 5조6466억원에 영업이익 3242억원(각각 12.3%·18.6%↓) △동국제강은 매출 2조33억원에 영업이익 1531억원(각각 5.5%·18.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