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하반기(7~12월) 각종 악재에 시달린 포스코그룹이 실적 악화에도 차세대 제철 기술인 '수소환원제철'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대표적 온실가스 발생 산업인 철강업계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신기술인 만큼 상용화 시점에도 초점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수소환원제철 전환 사업에 오는 205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국토교통부에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소 부지 조성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 결정 내용을 이달 중순 공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오는 2028년까지 100톤(t) 규모 수소환원제철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포항제철소를 수소환원제철체제 전환을 시작한다"며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소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제철 공법에 사용된 석탄 대신 수소환원재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애는 친환경 기술로 그동안 실현 불가능한 기술로 평가받았다. 자연 상태 철광석을 철로 바꾸는 과정에서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데 여기서 열을 얻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을 철로 환원하겠다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탄소중립산업 전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지난 7월에는 수소환원제철소 설계에 착수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비용은 30~4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고로(용광로) 매몰비용이 5조~10조원, 신규 투자비용이 20조~30조원 정도 될 것"이라며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을 위한 총비용은 30~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0조원은 지난해 포스코가 낸 영업이익(9조20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돈이다.
포스코가 이같이 수소환원제출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는 것은 해당 기술이 업계 내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라서다. 포스코는 지난해 기준 세계 철강 생산량 6위에 달한다. 1위부터 5위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도 철강업계 내 탄소중립 실현 여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앞서 그룹 내 4번째로 세계철강협회장으로 오른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선임된 배경에도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 추진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포스코는 정부와 다른 국내 철강사와도 협업해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간 100만톤 규모 시험 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수소환원제출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 수해나 파업 등 악재나 실적과 관계없이 이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업계는 물론 글로벌 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포스코는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수해로 인한 영업 차질이 발생한 지난 9월 이후 3분기(7~9월)부터는 영업이익이 9200억원으로 71%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4분기(10~12월)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파업 등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61.6% 줄어든 909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