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국내 공장 전동화 전환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그동안 노동조합 반대가 심했던 기아 화성공장(오토랜드 화성) 전동화에 노사 합의가 이뤄지며 26년 만에 신공장이 신설되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고용안정소위원회에서 경기도 오토랜드 화성 내 목적기반차량(PBV) 신공장 건설에 대해 합의했다. PBV는 전기자동차(EV)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로 이동뿐 아니라 배달·이동식 사무실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기아 노조 측은 전동화가 진전될수록 근로자가 감소할 수 있다며 PBV 신공장 건설을 반대해왔다. 이에 사측은 연간 2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시설을 키우겠다고 제의했다. 생산 규모가 커지는만큼 기존 근로자들도 전동화 전환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근로자 고용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오는 2024년 12월부터 양산을 시작하기로 예정한 첫 픽업트럭도 화성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기아는 화성 PBV 공장 신축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PBV와 관련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 7월 차량 양산을 시작해 2030년이면 세계 PBV 1위 브랜드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나왔다. 화성공장은 기존 내연기관 세단(K3·K5·K8), 쏘렌토·모하비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 생산에서 전기차 생산 주요 거점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앞서 기아는 올해부터 현대차그룹 자체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한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 EV9과 함께 매년 2종 이상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기 SUV인 EV9도 조만간 출시될 전망이다. 브랜드 전반적으로는 2027년까지 14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에서 화성 PBV 신공장 건설은 중요 생산시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탄소배출 0)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44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새 화성공장 역시 전기 구동 PBV 생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탄소 배출을 극도로 억제하는 시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