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급등은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이고, 그 다음으로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잘못 펼친 에너지 정책 실패까지 작용한 탓이다.
대한민국은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한다. 난방비가 올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들이 급격한 비용 상승을 느끼는 이유는 지지율만 쳐다본 지난 정부에서 올려야 할 난방비를 올리지 않고 부담을 다음 정부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난방용 에너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시작된 것은 2020년 말부터다. 가격이 1년새 3배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 정부에서는 에너지 비용 상승에도 오히려 주택용 가스 요금을 깎았다. 부담은 정부가 지지 않는데 "민생을 지켰다"며 생색을 냈다.
지금 정부 비난에 연일 열올리는 야당도 할 말은 없다. 제21대 국회가 출범한 것은 2020년 5월이다. 취임한지 8개월 남짓된 윤석열 정부보다 훨씬 시간이 많았다. 그런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정부가 내놓은 취약계층 중심 난방비 부담 완화 대책이 부족하다며 30조원대 추경을 또 하자고 나섰다.
지난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폭탄이 함께 터진 탓도 있다. 월성 1호기를 폐쇄하고 전국 산을 깎아 태양광 패널을 깔았다. 그렇게 친환경 타령을 하고도 오히려 LNG 발전 비율이 늘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22.6%에 불과하던 비중이 2021년 30.4%까지 늘었다.
다행인 점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와 달리 지지율에만 목매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가에 크게 못 미치는 공공요금을 정상화하자고 했다. 돈 더 내라고 하니 좋아할 사람 없겠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다고 나섰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동안 오른 비용을 모르쇠로 일관하다 빚을 더 내서 돈을 뿌리자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낫다. 정책 실패 요인 만병통치약이었던 코로나 타령도 이젠 핑계일 뿐이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껴쓰는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민생을 생각한다면 세계적으로 오른 에너지 비용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정부도 지난 정권 탓은 멈추고 추운 겨울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에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