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사회공헌이 답이다]②"정밀한 '건강 검진' 통해 ESG 체질 개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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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2023-01-31 05:00:00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활동 나선 김정태 MYSC 대표 인터뷰

"보여주기식 ESG 활동 한계…기업 체질 파악 후 전략 추진해야"

"새 비즈니스 창출 위한 협업 형태의 '콜렉티브 임팩트' 중요"

[이코노믹데일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최우선 과제로 자리매김하면서 ESG 평가 기준도 점차 정량화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 중립 목표 아래 다양한 ESG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다. 다만 S 부문은 중요성에 비해 우수성을 평가받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온다. E나 G에 비해 정량화할 수 있는 지표가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ESG 평가 기준이 고도화되고 새로운 측정 도구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S를 얼마나 강화하느냐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국내외 다양한 기관의 제언을 통해 S 영역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시리즈로 다룬다. [편집자주]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소재 MYSC 본사에서 콜렉티브 임팩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는 특정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기업과 지역 단체 등 다양한 조직이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통칭한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각 주체의 활동을 조율하고 협업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의 중요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콜렉티브 임팩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1년부터 다양한 콜렉티브 임팩트 사업을 추진해온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와 콜렉티브 임팩트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MYSC는 콜렉티브 임팩트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십니까
=MYSC는 2011년에 설립했습니다. 당시 사회 혁신을 주제로 컨설팅과 투자를 동시에 하는 기업은 한국에 드물었어요. 창업 기획자라고 하죠, 엑설러레이터로서의 활동이 대부분인데 요즘 전반적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ESG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ESG 레이어를 바탕으로 발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분야도 다양한 편입니다. 연간 엑설러레이터 프로그램만 10개 정도를 운영하고 있고요, 직접 육성하는 기업만 130개를 넘습니다. ICT 분야뿐만 아니라 관광, 스포츠, 문화예술, 해양수산 등 다양한 부분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전반적인 ESG 변화가 지역에게는 큰 기회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물리적인 공간과 가까운 이해관계에 좀더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대규모 기업의 경우 대부분 본사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지역에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죠. 이 기업이 사회공헌 기금 10억원을 쓴다고 했을 때 과거에는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서울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ESG 평가가 강화되면서 지역사회에 눈 돌리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그러면서 지역 사회에도 큰 규모의 사회공헌을 하기 시작한 거죠. 단지 돈을 배분하는 차원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경제 조직과 협업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경제 불평등 문제나 인구 소멸 위기, 초고령화, 사회 양극화 등 해결이 필요한 지역사회의 난제들이 많습니다. 기업으로서는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고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그런 지원을 바탕으로 자생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죠. 

-콜렉티브 임팩트가 필요한 이유를 꼽는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일반적인 기성 기업은 산업계에서 이미 포지션이 있잖아요. 이미 인프라나 유형 자산들이 굉장히 딱딱 맞춰져 있고 팀의 역할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 보는 게 쉽지가 않아요. 반면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리스크도 많이 안고 있죠. 그렇다 보니 기성 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확보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차원에서 콜렉티브 임팩트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친환경 활동에 적극 나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 환경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당장 요즘 창업자들만 봐도 MZ세대가 주축인데 이들은 성장 당시부터 친환경 마인드가 기본 의식으로 자리잡고 있죠. 저희 입장에서도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 의식, 환경에 대한 어떤 민감성들이 예전보다 높아진 상황을 반영해 전략적인 컨설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소재 MYSC 본사에서 콜렉티브 임팩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콜렉티브 임팩트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쓰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최근 창업자들 중 디지털 네이티브가 많다 보니 친환경 생태계를 판단하는 기본적인 수준이 예전보다는 높아진 것 같아요. 그런 변화를 반영해서 비즈니스와 사회공헌을 별도로 컨설팅할 수도 있고 사업 이후 나온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좋겠지만 제품·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고객 입장에서 차별화해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관점에서 전략적 컨설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아이디어가 혁신적일 수는 있어도 아무래도 리스크 요소가 많기에 액셀러레이팅과 투자, 컨설팅 작업이 두루 필요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신경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스타트업을 만나서 투자하거나 협업하고 싶은 대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죠. 어떤 구체적인 환경이나 사회 문제는 개별 기업이 해결할 수 없잖아요. 스타트업끼리 콜렉티브 임팩트 연합체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생태계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목표입니다. 

-기업들은 그동안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해왔습니다. 콜렉티브 임팩트와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기업들이 비정부기구(NGO) 등에 투자하는 것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죠. NGO의 경우 비영리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단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스타트업들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를 지향하죠. 기업의 목적과 일맥상통합니다. 비영리 단체 회원들의 반응과 비즈니스 분야의 고객이 긍정적인 반응을 주는 것은 다르죠. 

ESG 경영은 기본적으로 '동사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했는지가 평가의 관건이라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이 ESG 경영을 처음부터 잘 했던 영역이 아니라고 전제한다면 파트너로서 액션을 취해줄 수 있는 동사형 집단을 필요로 하는데 그 역할을 스타트업이 해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가장 빠르게, 혁신적으로 일단 해보겠다라는 마인드셋이 돼 있는 집단이니까요. ESG에 대한 인식을 상호 학습할 수 있는 것, 스타트업들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현상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봅니다.

-소개해주실 만한 콜렉티브 임팩트 사례가 있다면요
=크고 작은 기업들, 다양한 지역사회와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전통적으로 사회 보건 활동을 잘해오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 유한킴벌리입니다. 유한킴벌리라는 대형 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이 일어나는 경계선에서 도대체 어떠한 내용이 진행되는지를 알기가 쉽지 않거든요. 사업적으로도, 사회공헌 부분으로도 두 가지 의미를 어떻게 병행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작년 연말에 '유한킴벌리 그린임팩트 펀드'를 출범시켰습니다.

사회공헌과 같은 방식으로 환경과 관련된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벤처기업에게 투자를 하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투자죠. 그런데 유한킴벌리에 있는 다양한 부서 담당자들이 투자한 기업들과 계속 상호작용하면서 투자 이후의 과정을 함께 합니다. 이런 식으로 투자 단계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과의 얼라이언스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유한킴벌리가 주력하는 비즈니스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강화해나갈 수 있는 것이죠. 투자 받는 스타트업들과 연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회공헌과 회사 혁신이 결합된 나름의 집합적 임팩트를 시작한 셈입니다. 이런 게 사회공헌에서의 큰 변화죠. 

-요즘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언해주실 만한 부분이 있다면요
=지금 당장 우리가 SOC(사회간접자본)를 잘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현재 시대적인 배경과 글로벌 추세를 보면서 새로운 기준으로 '나는 괜찮은가' 하는 현실 파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람으로 치면 '건강 검진'으로 볼 수 있겠죠. 건강의 기준이 달라지면 관리 방법도 달라지지 않습니까. 현실을 직면하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정확한 몸 상태를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건강 지표가 그렇듯 사회공헌 활동의 평가 기준도 30~40년 전과 달라졌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적절한 관리를 통해 건강에 대한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기업과 이벤트 중심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기업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드러날 것입니다. 경쟁사가 하니까 우리도 따라 간다, 저 회사가 하는 게 좋아 보이니까 우리도 해보자 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SG 경영을 겉으로 보여주는 이벤트 중심의 활동은 지양해야 합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현실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처방을 받은 후에 ESG 전략을 추진해도 좋을 것입니다. 

-엑설러레이팅한 스타트업 중 대표적인 곳이 있을까요
=트래쉬 버스터즈라는 기업이 있는데요, 다회용 용기를 렌털해주고 수거해서 관리하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창업자는 축제 기획자였는데 다양한 축제를 관리하다 보니 항상 엄청난 일회용기가 쏟아졌다는 거예요. 일회용기를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데서 사업화로 이끈 것인데 수요가 많아서 매출만 100억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현재 일회용 컵을 대체한 게 2000만 개를 넘었다고 하는데 일단은 서울 중심으로 활동하되 지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저희가 조성한 펀드 규모만 현재 500억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설립 당시만 해도 20여 개에 불과했던 투자 프로젝트가 현재 100개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그만큼 콜렉티브 임팩트 영역으로 여겨지는 분야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 같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나고 있어서 그와 관련된 생태계도 함께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컨설팅과 투자를 넘어서 재생 에너지 100% 사용 등의 방식으로 직접적 참여를 늘리는 이유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저희와 같은 기업들의 활동 분야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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