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한앤컴퍼니(한앤코)와의 주식양도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과 관련해 ‘쌍방 대리’ 문제점을 지적하며 즉각 상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항소심은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입증 기회도 주지 않고 이례적으로 빨리 종결됐다”며 “피고 측 입장이 철저히 도외시된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 측은 즉각 상고할 계획이며 상급 법원을 통해 다시 한번 쌍방 대리 등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 측은 “쌍방 대리 행위는 의뢰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하고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 선진국들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피고 측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국내 1위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매도인과 매수인들을 모두 대리함으로써 매도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피고 측은 매도인과 매수인들 모두를 대리한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의 증인 출석 거부 등 비협조적인 상황에서도 사실 내용을 소명하고자 노력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수천억 기업 M&A 계약 과정에서 국내 최고 로펌인 김&장 변호사들의 역할을 단순 ‘심부름꾼(사자)’으로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홍 회장 측은 “쌍방대리 및 배임적 대리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나 법리에 관한 다툼이 심리되지 못했고, 원고 측의 합의 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효력 또한 충분히 심리되지 못했다”며 상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합의16부는 지난 9일 한앤코 측이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홍 회장은 ‘부당한 경영 간섭’과 ‘비밀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그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 회장 측은 주식매매계약에서 외식사업부(백미당) 매각을 제외하는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계약 선행 조건 중 하나인 오너 일가의 처우 보장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양측을 모두 대리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양측의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보고 효력을 인정하며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역시 원고 승소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하며 계약대로 남양유업 지분을 넘기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