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완성차 제조사 포드가 전기차 생산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며 고용 규모 조절에 나섰다. 반면 미국에서는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면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향후 3년 간 자동차 생산, 개발, 관리 부문에 걸쳐 직원 3800명을 감원한다. 감원 규모는 유럽 내 직원 가운데 11%에 이른다. 국가별로 독일 2300명, 영국 1300명, 다른 유럽 국가 200명 등이다.
포드는 신속한 전기차 생산 체제 전환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올해 말 유럽에서 처음 전기 승용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유럽에 60만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하고 2035년부터는 100% 전기차만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유는 같지만 미국에서는 유럽과 반대로 일자리가 늘어난다. 포드는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과 합작해 미시간주(州)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총 35억 달러(약 4조4000억원)가 투입되는 합작 공장에서는 새 일자리가 최소 2500개는 창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포드의 행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명시된 세액공제 혜택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제정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1대당 최대 7500달러(962만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도 북미에서 생산돼야 한다.
포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현지에서 제조해 IRA를 충족하게 된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 E'에 올해부터,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에는 내년 초부터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다.
마틴 샌더 포드 독일 책임자는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 고객에게 (전기차가)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7.6%의 점유율을 보이며 테슬라(65%)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포드는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총 500억 달러(60조원)를 투자하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