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카카오 싸움에 개미들 '방긋'…지분 전쟁 속 SM주가만 고공행진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SM엔터 주가가 고공 행진 중이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맞불 작전에 맞선 하이브가 2차 공개매수 카드를 빼든 상황으로, 양사 지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SM엔터 주가는 7일 전 거래일 대비 15.07% 폭등한 14만9700원에 주식 거래를 끝낸 데 이어 8일 현재 장 중 15만원을 돌파했다. 카카오가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해당 종목에 급물살을 일으킨 결과다.

카카오는 전날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사들인다며 지분 35%를 추가 취득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카카오는 총 39.9%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하이브를 제치고 SM엔터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카카오는 "SM엔터와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SM엔터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자리를 위협받게 된 하이브는 추가 공개매수 가능성을 두고 긴급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가 가격을 더 높여 대항에 나선다면 그 공개매수가는 주당 18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업계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분 확보를 위한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주된 변수로 지목된다. 하이브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1조원가량 투자 자금을 유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 불황에 단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전략을 포기하고 장내 매수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최근 하이브는 지난달 공개매수 기간 벌어진 SM엔터 주식 대량 매집 사건에 대해 금감원에 조사 요청을 의뢰했는데, 장내 매수에 나서면 이와 똑같은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SM엔터 4.9% 지분을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포함한 SM엔터 대량매집 거래들에 주목하면서 이에 관여했거나 관여하려는 법인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공개 매수 과정에서 주가를 공개 매수 가격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인위적인 행위가 있었다면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