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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그룹, 美서 리콜 우려에 규제 리스크…숙제 또 늘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4-21 16:24:12

이모빌라이저 관련 리콜 우려...총 830만대 규모

전기차 규제도 숙제…"악조건 대처 능력이 중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사진=현대차]


[이코노믹데일리] 미국에서 매출 호조를 보여온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전기차 관련 보조금 축소와 규제 확대에 이어 차량 도난방지 장치 관련 리콜 우려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등 17개주(州) 법무장관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들에 타 브랜드만큼 도난방지 장치가 탑재되지 않았다며 연방 규제 당국에 리콜을 요청했다.

각 주는 규제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많은 차량에 표준 안전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차량 소유자와 대중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차량에 표준 안전 기능이 없어 도난당할 가능성이 타 브랜드 대비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제기된 차량들은 현대차그룹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한 모델 중 일부 보급형 기종들로 총 830만여대에 달한다. 해당 연도에 생산돼 미국에 팔린 차량에는 도난을 방지하는 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설치되지 않은 차량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 열쇠마다 고유 암호를 부여하고 이를 확인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장치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지난해 미국 내 도난 신고 접수는 경쟁 브랜드 대비 2배에 달했다.

현대차그룹도 NHTSA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월 해당 차량들에 대해 경보음 기간을 늘리고 시동 관련 보안 설정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했지만, 현지 실제 차주들은 "해당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불가능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조립 공정[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차량이 절도 표적이 된 이유는 미국 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 1분기(1~3월) 미국에서 각각 19만8218대, 18만4146대 등 총 38만235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2022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구설수와 함께 현지 전기차 정책 변화는 향후 현대차그룹 실적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세청(IRS)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을 발표하고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공제를 통한 보조금 지급 가능 차종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지침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또 미 환경보호청(EPA)도 지난 12일 새로운 배기가스 저감 규제를 발표하면서 "안건이 시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신차 판매 중 6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이 1분기 판매한 차량 38만2354대 중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는 5만6369대로 14.7% 비중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IRA나 EPA 등 규제가 아니더라도 전기차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현대차·기아가 준비가 잘 돼 있고, 배터리나 반도체 등 인프라가 좋아 전동화 상황이 기회로 작용할 여지는 있지만 악조건도 많으니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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